이 빠진 날

2013. 3. 12. 11:47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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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밥을 잘 못 먹겠다며 밥숟가락을 그만 놓았다.

음식투정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그러는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젖니가 빠지려는 모양이었다.


"아빠 이는 왜 빠지는 거야?"


"어렸을때는 입이 작잖아 작은 입에 맞춰서 작은 이가 필요해"

"찬성이는 이제 크잖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클거고 그러면 입도 커지잖아 거기에 맞는 이가 필요하지"


"아하~! 그렇구나"


"자꾸 흔들어서 이가 빠지기 좋게 해야돼, 이쁜 이를 가지기 위해서는 옛날 이를 뽑아줘야 하는데 참을 수 있겠어?"


"응~"



이가 잘 흔들리게 도와줄 요령으로 실로 말뚝매기로 두번 감은 뒤

앞뒤 방향이 아닌 뽑히는 방향으로 당겨주었다.


"아빠 지금 이 뽑지마, 나중에 뽑을께"


처음 격는 아리한 통증과 두려움이 한데 어울어져 눈에 눈물이 가득찼다 결국 울음이 터졌다.


"빼줄까?"


싫다는 걸 억지로 강요하고 싶지 않아서 실을 빼준다는 의미로 한 말을 

찬성이는 이를 뺀다는 것으로 알아 들었다.


"우왕 싫어~"


"아니 실 빼 줄께 잠시만 기다려봐"


결국 실을 빼고 나서야 진정이 되었다.


"치과에 가서 뺄거야"





다음 날, 아이에게서 전화로 이뽑는 과정을 들었다.

학교를 마친 뒤, 엄마하고 치과에 갔었다라는 둥.

집게처럼 생긴것(겸자)으로 들고, 한번에 쑤욱 뽑았다는 둥.

뽑을 때 "아~~~~~~~" 하고 소리만 질렸고, 울지 않았다라는 둥.


자랑스럽게 자기의 이뽑는 무용담을 전화로 들려주었다.




아이 엄마는

그와중에 다부지게 치과선생님에게 하는 말이 가관이라 했다.


"치과선생님 제 이빨 주세요"


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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